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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라는 단어 만큼 남용되는 말도 없을 것이다. 특히나 요즘의 대학생들에게 열정이란 핫 이슈이자 pre-requisite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나 소나 다 열정이라 외쳐대는 요즘에 과감히 죽은 열정에게 편지가 날라왔다. 저자 김태원시는 나와 내 친한 친구들을 많이 닮아있다. 나이도 비슷하고, 공모전에 관심이 있고, 인턴 경력도 있고, 여행 경험도 많다. 그래서 괜히 그 편지를 읽어보고 싶었다.
제목 : 젊은 Googler의 편지 -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저자 : 김태원
책을 읽기 전, 좀더 정확히 말하면, 책이 택배 아저씨 손에 들려 배송되고 있을 때 김태원씨 강연이 우리학교 HIT에서 열렸다. 사실 Google 채용설명회인줄 알고 갔는데, 내가 주문한 책 저자 김태원씨가 와서 강연을 한다고 해서 당일 좀 놀라기는 했다.
좀 솔직히 말하자면 일부에게 그의 강연은 커다란 터닝포인트이고 자극제였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에) 동시에 시시하기도 했다. 훌륭한 사람이었지만 매력은 없었고, 열정으로 가득차 보였지만 그다지 뜨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선배로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선배의 맘은 보였지만, 개인 브랜드 마케팅이자 이미지 셀링의 모습도 보였다. 물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 것은 맞고 명색이 구글러(가고싶은 회사)인데 정말 뛰어나고 스마트한 사람이 아니지 않을 수 없지만.. 책에 대한 약간의 실망을 먼저 가지고 책을 읽었다. (강연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건 내가 다시 뒤 돌아볼 때에 약간의 질투심이 어린 표현이니 오바하지 말길-ㅎ)
저자는 그가 어떻게 대학생활을 시작했고, 공모전 준비를 했으며, 어떤 계기로 여행하고 무엇을 느꼈으며, 어떠한 단계를 통해 취업을 준비하고 성공했는지.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위해 필요되는 우리의 덕목은 무엇인지(열정이란 이름하에) 그는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모두 낯선 것들이 아니다. 내와 내 친구들이 도전해서 성공하고 실패했던 공모전 이야기고, 가까운 누군가가 도전했던 맥킨지사와 썬에서 인턴하면서 많이 얘기 들었던 구글사. 그리고 미국과 몇 오지국가에 대한 여행 이야기. 무엇보다 대학 시절의 이야기인만큼 우리의 귀가 솔깃할 만 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과장없이 솔직히 얘기해줘서 참 고맙고 즐거웠다. 우리가 하는 고민을 함께 나누는것 같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어떻게 보냈는지 얘기해줘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험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the power of experience
구글러 답게 책의 디자인도 화려하다. 뭐 올컬러판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로 책 안쪽의 디자인이 예쁘다. (가독성이란 측면에서 읽는데 도움되지는 않지만.. 물론 톰피터스의 Re-imagine보다는 낫다ㅋㅋ)
하지만 우리가 이런 책을 읽으면서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대학 생활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즉, 반드시 저자처럼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2005년 겨울 졸업식 때 였던 것 같다. 똑똑하기로 유명했던 K양. 그 친구가 그랬다. '교환학생 뭐하러 가요? 그거 취업할 때 도움 안되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참 그 친구가 한심해보였고 참 세상좁게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친구를 이해하고 그 의견을 존중한다. 꼭 내가 생각하는게 옳은것도 아니고 그 따위에 옳고 그름은 없으니까..
이같은 맥락에서 김태원씨의 책은 우리의 대학생활에 하나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는 있고 좋은 조언이 될 수는 있지만 지침서이자 부표로 지정될 수는 없다. (김태원씨도 그것을 잘 알고 있고, 강연 마지막에도 이런 얘기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단지 자신의 얘기를 털어 놓음으로서 사람들이 자기처럼 열정을 가지고 젊음을 불태워주기를 바랬을 것이다.
1,2학년의 학생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자극도 받고, 좀더 열린 사고를 가능케 해줄 것 같다. 그리고 구글과 맥킨지라는 브랜드 파워를 본인의 책에 사용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책 제목에 Google이 빠졌더라면 책은 1/3도 안팔렸을 테니 말이다. 참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의 책이었다.
추가로 네가지
1. 김태원씨는 여행의 목적은 자기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얘기 듣고 좀 놀랐는데.. 왜냐면 내가 맨날 지겹도록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니까... 근데 김태원씨가 이야기하는 여행은 엄연한 의미에서(물론 내 엿장수 주관.ㅋ) 여행이 아니다. 공짜로 지원받아서 공모전 주최측에서 보내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너무나 크다. 사실 그건 견학 아닌가? 내 의미에서의 여행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생각하고 싶을 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여행, 혼자 여행하다가 너무나 외로워서 나 스스로와 대화하고 알아갈 때.. 이 때를 바로 진정으로 나를 알아가는 여행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은 남들이 가지 않는 오지를 간다고, 또 많은 국가를 간다고 좋은게 아니다. (그런 여행은 그냥 소재주의로 타락해 버릴 소지가 있다.) 여행은 양이 아니라 질이니까.. 또 그런게 아니면 어떤가 내 주관적 의미와는 다르지만 관광도 여행이니.... 다만 자기를 알아가는 여행이라는 말에 욱해서-ㅎ
2. 열정이라는 말인데 이 말의 definition이, 아니면 사용 대상이 좀 잘못된거 같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육체적 정신적으로 챌린지한 힘든 일에 도전하는 사람, 바쁘게 사는 사람, 성공한 사람 모두 잘 어울리는 말이다. 그들의 필수적인 어휘이자 정신적 바탕이다. 이제 열정없는 삶은 의미가 없어 보이기 까지 하다... 근데 꼭 이런 것들에서만 우리가 열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농부의 열정, 유유자적 띵가띵가 시인의 열정, 술 먹고 마약하고 음악하는 사람들의 열정, 섹스에 대한 열정, 조직폭력배의 열정, 할머니의 열정, 할 것 없어 한국 와서 영어 가르치는 고졸 외국인의 열정, 나이트클럽 주인의 열정, 호텔 벨보이의 열정. 별볼일 없는 사람의 열정이면 어떤가 열정은 열정인데. 좀 느리게 살면서도 열정은 가질수도 있다. 열정이란 말을 쓸 때 좀더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해 보자. 너무 불같은 말이다 어느새 Passion은.. 바쁜 사람, 욕심 많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되어부렸다.-ㅎ
3. 석영이와의 합의사항 : Googler들은 여성스럽다.
4. 박안나 과장님도 얼마전에 책 출간하셨던데(자비출간이었지만 얼마나 낭만적이고 멋진가! 결혼식 하객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신다고 하니..) 나도 김태원씩 책 읽은 마당에 나중에 책이나 한 권 써볼까 한다. 음.. 사실 지금 당장 쓰기 시작해도 가능할 것같다. 제목도 벌써 마음속으로 정했다.
제목 : 젊은 Googler에게 보내는 죽은 열정의 편지
물론 농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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